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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9

아이들의 행동이 달라진 게 있을까?

이틀 전 엄마가 바빠서 나 혼자 아이들을 재우고 있었다. 불 꺼진 방 안에서 심심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누워서 노래 부르기 대결을 했다. 한곡씩 돌아가면서 아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이제 5살 올라온 둘째는 아는 노래가 많지 않아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는 노래가 많았다. 오히려 내가 아는 노래가 없어 하나 둘 셋 넷! 하는 시작구호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아이들은 노래를 잘 부르면 박수를 쳐줬고, 실수를 하면 실수를 흉내 내며 까르르하고 웃어댔다. 한 30분쯤 놀고, 자 아제 자자라고 얘기하니 아무 말 없이 스르르 잠들었다. 어제는 와이프도 나도 좀 힘든 날이었다. 와이프는 일이 바빠 집에 와서까지 일을 하고 있었고, 난 저녁에 아이들 챙기고, 잠을 재웠다. 아이들을 챙긴다고 했지만, 나도 힘..

아빠육아일기 2023.02.11

[육아] 허리 회복 프로젝트(진행중)

둘째가 안아달라고 하면 잘 내려놓지 않았다. 놀이공원에서 계속 안고 걸어 다닌다든가 복잡한 백화점에서 아이를 안고 쇼핑 보는 일도 흔했다. 둘째는 빠르게 성장했다. 하루하루 안는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둘째가 4살이 됐을 때 허리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4살 난 둘째를 안으면 허리 쪽 척추가 눌리는 느낌이 났다. 그래도 아이를 사람 많은 곳에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허리의 아픔보다 혹시나 아이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 허리는 계속 안 좋아졌다. 세면대에 허리를 굽히고 세수를 할 수 없었다. 신발끈을 묶거나 양말 신는 게 힘들어졌다. 아침에 바로 일어날 수 없어, 굴러서 엎드려 몸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픈 허리 때문에 와이프와의 관계도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을..

일상다반사 2023.02.07

아이는 부모의 거울

https://dongdongfather.tistory.com/212 소리 지르고 때리는 아이 - 오은영 실전편 똑똑하고 이쁘고 귀염성 많은 둘째의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둘째의 행동이 민감해졌다고 들은 건 화창했던 오월의 어느 날이었다. 그즈음 둘째는 어린이집이 가기 싫다는 얘기를 자주 dongdongfather.tistory.com 위 글을 적은지 두달이 지났다. 둘째의 상황이 급속도로 좋아지긴 했지만,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사라지진 않았다. 둘째는 요즘도 자주 소리를 지르고, 언니를 때리고, 짜증을 부린다. 달라진건, 우리 부부의 반응이다. 이제는 아이가 왜 그러는 지 이유를 먼저 알아보려고 한다. 소리를 지르면, '왜 소리질렀어? 무슨일 있어?'라고 물어본다. 아이는 '무서워서 그랬어','화가..

일상다반사 2022.12.30

소리 지르고 때리는 아이 - 오은영 실전편

똑똑하고 이쁘고 귀염성 많은 둘째의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둘째의 행동이 민감해졌다고 들은 건 화창했던 오월의 어느 날이었다. 그즈음 둘째는 어린이집이 가기 싫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어린이집을 들어갈 때도 가기 싫다고 대성통곡하는 날이 많아졌다. 집에선 가족들에게 물건을 던지기 일쑤였고, 언니를 때리는 일도 잦아졌다. 일춘기려니 했었다. 첫째처럼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리라 했었다. 둘째에게 신경을 부쩍 쓰기 시작했다. 좋은 쪽으로, 또 나쁜 쪽으로도. 아이를 보듬어 줘야 된다는 생각에 아내가 둘째를 많이 챙겼다.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리고 애정표현도 많이 했다. 반면에 난 강공책을 썼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면 더 큰소리로 윽박질렀고, 물건을 던졌을 때는 던진 물건을 다 갖다 버리기도 했다. 생전..

아빠육아일기 2022.11.06

월요병

솔로 시절, 밤 10시가 넘어 개그콘서트의 엔딩곡이 울려 퍼지면 우울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 음악은 나에게 내일이 월요일임을 알려주는 자명종 같은 것이었다. 북적이는 출근길, 해야 할 일들, 껄끄러운 일들이 확 몰려들었다. 그 느낌은 정말 병이라 부를만한 것이었다. 오늘 문득 내일이 월요일인데 왜 병이 안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월요병을 느껴본지도 참 오래된 것 같다. 뭘까? 왜 이 병이 씻은 듯이 사라진 걸까? 이유를 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말이 되면 주중에 쌓였던 일들을 시작한다. 청소, 빨래, 설거지... 해야 할 일은 끝도 없다. 그 많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두 딸들과 놀아주는 일이다. 평일엔 아침 9시에 어린이집을 가서, 저녁에 돌아오면 밥을 먹고 잠깐 놀다..

일상다반사 2022.10.23

해와 바람(일춘기 육아)

4살인 둘째가 일춘기를 겪고 있다. 안돼, 싫어, 때릴거야를 입에 달고 산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고래 같은 비명을 지르고, 손에 들고 있는 게 무엇이든 던져버린다. 결국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가 너무 걱정이라는 말로 나와 아내를 은근히 채근한다. 뭐든 해야 한다. 강하게 잡을 것인가? 부드럽게 다룰 것인가?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겐 선택지가 별로 없다.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 횡행하던 시대를 지나온 나인지라 아이들에 대해서도 강압적인 표현이 먼저 나온다. 아이를 직접 때리진 않지만, 그만한 강도의 큰 소리로 아이를 위협한다. 명치에서부터 가슴까지 뭔가가 치솟으면, 꼭 밖으로 발산해야 한다. 여기저기 불을 뿜어대는 고질라처럼. 또다시 돌고래 소리가 들리고, 뭔가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가..

일상다반사 2022.10.13

4살 아이의 사회생활

우당탕탕!! 큰애가 달려와 도움을 요청한다. 둘째에게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눈빛이 바뀌면 무섭단다. 유순한 첫째와 달리, 둘째는 재빠르고 영민하다. 뭔가를 얻기 위해서 누구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안다. 4살밖에 안됐는데, 대화가 자연스러운 걸 보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래서 첫째보다 신경을 좀 덜 쓴 편이다. 그 느낌을 받아서 그런지, 난 소 닭 보듯 한다. 그만큼 엄마에게 더 애틋하다. 오래간만에 부부가 같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날이다. 어쩐 일인지 둘째가 안아달라고 하더니, 품에 안겨 눈을 꼭 감고 있다.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다. 애착이란 게 이런 건가 싶다. 어린이집이 가까워 올 수록 둘째의 눈빛이 불안해진다. 그러다 어린이집 문 앞에서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엄마 팔을 ..

아빠육아일기 2022.08.25

인간관계론(데일카네기) - 아이를 야단치기 전에 잠깐 읽어보세요.

아래의 글은 '아들아, 아버지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라는 글입니다. 작가 리빙스턴 라니드가 쓴 글을 데일 카네기가 인간관계론에서 인용한 내용입니다. 주말 아침에 읽다가 많이 울었습니다. 부모로서 많이 반성하게 만드는 글인 것 같습니다. 아이 때문에 불같이 화가 난다면, 조용한 곳에 가셔서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들아, 아버지가 잠시 잊고 있었단다. 들어보렴, 아들아. 내가 말을 하려는 지금 너는 잠들어 있구나. 조그만 팔 하나는 뺨 아래 아무렇게나 쑤셔 넣고 있고, 금발머리는 촉촉한 이마에 붙어 있구나. 혼자서 네 방에 가만히 들어왔단다. 조금 전, 서재에서 서류를 보고 있자니 견디기 힘든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들더구나. 죄책감에 마음이 아픈 채, 아빠는 지금 네 침대 곁에 앉아 있다. 마음에..

독서 2022.08.23

[아빠육아 필독서] 1.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 읽으면 들리는 오은영박사의 조언

국민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 행동 곳곳에서 예스런 느낌이 많아 묻어 있습니다. 육아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사랑의 매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막상 낳고 보니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라는 게 실제로 때려야만 매일까요? 눈으로 쏘아대는 폭력적 시선, 가슴에 대못을 박는 독한 말들... 조그마한 아이에게 가해지는 정신적인 폭력이 사랑의 매보다 덜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 제 자신이 가족을 정말 사랑하는 가정적인 남자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가며 가끔씩 우쭐해할 정도였죠. 그러기에 저의 폭력적인 말들을 '사랑해서..'라고 더 옹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이 아이들에게 ..

독서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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