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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

탈모치료 경험담 그리고 그만두게 된 이유

2023.01.31 - [일상다반사] - 탈모치료의 시작 2023.01.31 - [일상다반사] - 탈모치료의 시작. 창원 참빛의원 방문기 탈모치료를 받으러 가서, 좋은걸 해 달라고 하면, 두피가 따끔따끔하게 10여 분 동안 총을 쏴준다. 머리 전체를 바늘로 콕콕 찍는 고통을 참고 나면, 안 그래도 없는 머리가 떡져서 내 머리칼의 참상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태로 밖을 돌아다니는 건 자존감을 낮출 수 있다. 그러니 모자는 꼭 챙겨 가셔라. 처방전을 받고, 1층에 있는 약국을 가면, 공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좁은 약국안이 갑갑할 정도로 사람들이 서 있다. 독한 감기에 걸렸을 때 먹을 것 같은 약을 하루 세 번, 한 달 치를 지어줘야 하니, 약국보다 공장 느낌이 나는 건 당연해..

일상다반사 2023.08.31

더 글로리의 통쾌한 복수를 응원하는 이유

일 년에 몇 건씩 학교폭력을 당하고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의 뉴스를 접한다. 웬만한 악당들도 혀를 내두를 만한 그들의 괴롭힘은 집요하고 잔인했다. 영화 아저씨에 보면 소미엄마를 고문하는 방식으로 드라이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걸 보면서 영화니까 좀 과장해서 만든 거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더 글로리를 보면 고등학생 아이들이 그렇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에 그 장면이 2006년 학교폭력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걸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역시 현실은 영화보다 잔인했다. 학창 시절 중 제일 힘들었던 시기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중학교 2학년을 꼽는다. 중학교 1학년 때 어설프게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편의상 Y라고 하겠다). 학교 밖에서 따로 만나 놀지는 않고, 학교에..

일상다반사 2023.02.18

터지면 유머, 안 터지면 역적!

어려서부터 말로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었다. 대화 도중에 딱 떠오르는 말을 탁하고 치면 사람들이 빵 하고 터졌다. 대학 때는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술자리 내내 사람들을 웃겼던 적이 많았다. 다들 나와 함께하는 술자리를 하고 싶어 했고, 나 역시 그런 술자리가 너무 좋았다. 사람들을 웃기는 건 좋았지만, 그런 술자리 후에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일이 생겼다. 일단 말로 사람을 웃기려면 말을 많이 해야 된다. 거기다 적당한 오버와 비하 등이 들어가게 된다. 상대방의 기분이 좋으면 유머가 되겠지만, 안 터지면 역적이 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술이 깨지 않은 상태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어제 일을 복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내 머리를 감싸 쥔다. 어제 오버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

일상다반사 2023.02.16

허리 아플 땐 걷기가 최고

아픈 허리 때문에 걷기를 시작한 지 33일째 날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허리가 더 아픈 느낌이 들어서, 이걸 계속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어쨌든 국내 최고 허리 전문의가 소개해준 방법이니, 뭔가 있겠지 하면서 계속 진행했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직장을 도보로 출퇴근했다. 원래 한번 자리에 앉으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담배도 안 피우고, 직원들과의 교류도 많지 않아서, 오후 내내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일이 많았다. 근데 오후 시간 중간쯤에 한번 나가서 15분쯤 회사 주위를 돌았다. 시작과 끝부분에 허리를 뒤로 접어주는 것을 5회씩 해줬다. 확실히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할 때는 허리가 시원하다는 게 느껴졌다. 걸을 때 거만하게 걸어야 하는데, 어떻게 걷는지는 정선근 교수님 유튜브..

일상다반사 2023.02.12

나는 친구가 없다

대학시절 학회장을 하고, 성격 좋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살았다. 인생에 친구가 한 명만 있어도 성공이라는 말을 비웃고 살았다. 그때는 주변에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기쁜 일이 생겨도 술 한잔 기울일 친구가 없다. 모임이 없는 건 아니다. 한 달에 나가는 모임 회비만 15만 원이 넘으니, 많은 모임에 속해있긴 하다. 그 모임 역시 10년이 넘은 모임들이지만, 친구라고 부를 사람은 없다. 왜 이렇게 됐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다. 누구나 초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의 이름을 댈 만도 한데, 난 그럴만한 친구가 없다. 매 학년 올라갈 때마다 친구가 바뀌었다. 그리고 이전의 친구들과 다시 놀았던 기억이 없다.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참 많이 의지..

일상다반사 2023.02.11

부부싸움의 조건

세탁실에서 나는 경쾌한 멜로디가 세탁이 끝났음을 알렸다. 10 년 가까운 나이를 살아온 세탁기는 여행 후 쏟아져 나오는 빨래를 계속해서 처리해 내고 있었다. 이제 한 번만 더 돌리면 빨래는 끝이다. 빨리 돌려놓고 쉴 생각에 마음이 조금 설랬다. 어제 나온 카지노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폰 안에서 날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설레는 마음으로 세탁기 뚜껑을 열었을 때, 난 카지노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세탁기 안은 투명한 젤리로 엉망인 상태였다. 몇 번의 경험으로 바로 알 수 있었다. 세탁기 속에 들어가선 안될 것이 들어갔다는 것을. 누군가가 세탁물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세탁기 속에 퉁퉁 불어 옆구리가 터진 기저귀가 투명한..

일상다반사 2023.02.08

설거지 할 때 고무장갑을 안끼는 이유

맨손으로 설거지하는 나를 보면 와이프는 고무장갑 끼고 하고, 웬만한 건 식기세척기를 쓰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면 손목이 덜 아프고 손이 좀 부드러워 지리라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뜨거운 물로 두 번을 헹군 식기세척기의 문을 열면 폭발하는 수증기와 딱히 좋다고 할 수 없는 냄새가 난다. 쓴 지 하루쯤 지난 행주에서 나는 냄새랄까? 3년 된 식기세척기의 문제일 수 있다. TV에 나오는 투명한 창을 가진 식기세척기면 믿을 수 있으려나? 어쨌든 지금 난 식기세척기를 쓸 수 없다. 물에 푹 담가 충분히 불린 식기를 씻는 일은 마음의 안정을 줄 정도로 순조롭다. 세제를 묻혀 거품을 낸 수세미를 힘주지 않고 부드럽게 문질러만 줘도 식기는 매끄러운 얼굴을 되찾는다. 가끔 화가 난 밥풀이 수세미를 멈칫..

일상다반사 2023.02.07

[육아] 허리 회복 프로젝트(진행중)

둘째가 안아달라고 하면 잘 내려놓지 않았다. 놀이공원에서 계속 안고 걸어 다닌다든가 복잡한 백화점에서 아이를 안고 쇼핑 보는 일도 흔했다. 둘째는 빠르게 성장했다. 하루하루 안는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둘째가 4살이 됐을 때 허리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4살 난 둘째를 안으면 허리 쪽 척추가 눌리는 느낌이 났다. 그래도 아이를 사람 많은 곳에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허리의 아픔보다 혹시나 아이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 허리는 계속 안 좋아졌다. 세면대에 허리를 굽히고 세수를 할 수 없었다. 신발끈을 묶거나 양말 신는 게 힘들어졌다. 아침에 바로 일어날 수 없어, 굴러서 엎드려 몸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픈 허리 때문에 와이프와의 관계도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을..

일상다반사 2023.02.07

화장실 오래 있는 남편(앉아싸기 서서싸기)

요즘은 잘 안 나오는데, 예전에 한참 TV에서 남녀 분쟁을 일으켰던 내용이 있었다. 남자가 오줌을 눌 때 서서 싸야 하는가? 앉아서 싸야 하는가? 에 대한 내용이었다. 서서 싸는 걸 고집했던 쪽(주로 남자)에서는 남자가 서서 싸는 게 당연하다. 볼일 보기 불편하다. 누고 싶은 대로 누면 되지 그걸 강제해야 하나 하는 내용들의 주장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 앉아서 싸야 한다는 쪽(주로 여자)에서는 서서 싸면 변기가 더러워진다. 미세오줌방울이 칫솔, 수건 등 욕실 전체로 퍼져서 불결하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난 남자가 꼭 서서 싸야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아니어서, 와이프 부탁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7년 넘게 앉아서 싸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문제가 좀 생겼다. 예전에는 이 문제를 청결의 관점에서 봤었다. 오줌..

일상다반사 2023.02.06

IT 전공자의 IT회의 울렁증 극복기

대학시절 난 노는 것에 진심이었다. 매일 오늘은 어떻게 놀까만 고민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전공 공부는 늘 뒷전이었다. 내가 얼마나 아는 것이 없는지는 비전공자인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IT전공자였던 나보다 걔네들이 아는 전공용어가 훨씬 많았으니까. 그래도 그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IT 쪽으로 취업할 생각이 없었으니까.(그냥 취업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내가 IT계통의 일을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나는 부서 직원들이 모이는 자리가 두려웠었다. 당시에는 부서 사람들끼리 으쌰으쌰 하는걸 제일 중요하게 여기던 시절이라 티타임이 많았다. 신변잡기에서 시작한 티타임은 전공에 대한 얘기로 확장됐고, 그때부터 지식 뽐내기가 시작됐다. 나름 얼리어답터라 불리던 ..

일상다반사 20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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