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육아] 허리 회복 프로젝트(진행중)

생각파워 2023. 2. 7. 23:40

둘째가 안아달라고 하면 잘 내려놓지 않았다. 놀이공원에서 계속 안고 걸어 다닌다든가 복잡한 백화점에서 아이를 안고 쇼핑 보는 일도 흔했다. 둘째는 빠르게 성장했다. 하루하루 안는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둘째가 4살이 됐을 때 허리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4살 난 둘째를 안으면 허리 쪽 척추가 눌리는 느낌이 났다. 그래도 아이를 사람 많은 곳에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허리의 아픔보다 혹시나 아이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  허리는 계속 안 좋아졌다. 세면대에 허리를 굽히고 세수를 할 수 없었다. 신발끈을 묶거나 양말 신는 게 힘들어졌다. 아침에 바로 일어날 수 없어, 굴러서 엎드려 몸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픈 허리 때문에 와이프와의 관계도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가 안아달라고 했을 때, 더 이상 안아줄 수 없었다.

 

허리는 자연치유가 가장 좋다는 말을 들었다. 장모님이 허리가 아파서 수술을 했었는데, 허리 쪽은 칼대는게 아니라는 말을 여러 번 하셨었다. 그래서 병원에 갈 수 없었다. 어설픈 민간요법을 해봤지만, 허리는 좋아지지 않았다.

 

직업 특성상 허리가 아픈 동료가 많았다. 직장 동료가 도수치료를 받고 효과를 봤다고 소개를 해줬다. 1회 10만 원의 고비용이었는데, 허리가 망가지고 있어서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유튜브에서 도수치료받고 시원해하던 영상을 많이 봤었기 때문에, 도수치료를 받으면 허리가 곧바로 시원해질 줄 알았다. 도수 치료를 받고 알았다. 몸에 피가 안 나게 사람을 고문할 수 도 있다는 것을. 5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정말 이를 꽉 물고 참았다. 이 정도면 그냥 척추에 주사를 맞는 게 훨씬 나았을 것 같았다. 그래도 척추에 수술이나 시술을 하기는 죽어도 싫어서 그 후로 일주일에 두 번씩 7번을 더 고문당했다.

허리가 조금 좋아지긴 했지만, 도수치료를 멈추자 다시 고통이 시작됐다.  그리고, 조금 전에 깨달은 게 있다. 갑자기 잇몸이 많이 안 좋아졌는데, 그게 도수치료를 받고 나서부터였다는 걸 글 쓰는 지금 알았다.

몸과 마음이 많이 피폐해졌고, 생활의 질은 계속해서 낮아졌다. 특단의 해결책이 필요했다.

 

그러다 어느 날 유퀴즈를 봤는데, 정선근 교수님이 나와서 디스크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7개월이 넘은 영상인데, 왜 이제 봤나 싶을 정도로 좋은 내용이 많았다. 내가 자주 하던 잘못된 스트레칭, 운동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셨다. 내친김에 유튜브에 가서 '정선근 TV'를 구독하고 관련 영상을 찾아보았다. 교수님이 하라고 한 것 중에 요추전만을 유지하는 스트레칭과 걷기를 시작했다. 하루 1만 보 걷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걸어서 출퇴근하는 것 외에 육아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어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계속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걸으려고 노력 중이다. 100일 100만보를 1차 목표로 하고 있는데, 100만 보는 못 채워도 100일은 꼭 채울 예정이다. 

 

지금은 걷기를 시작한 지 20일이 지난 상황이다. 허리가 20일 전보다는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 앞서 얘기했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굴러서 엎드린 다음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며칠 전부터 누워서 일어날 정도로 좋아졌다. 아직은 시작 부분이니까 섣불리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복 나갈까 싶어서. 어쨌든 허리 회복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할 생각이다. 지금은 처음 허리가 아팠을 때보다 둘째가 더 커졌다. 커진 둘째를 예전보다 더 많이 안아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안아달라고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참고자료

정선근 교수 유퀴즈 출연 : https://www.youtube.com/watch?v=PUDvv9BiUG8 

정선근 교수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dr.chung.spinej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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