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좋아하긴 하는데, 잘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도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다. 대표적인 단어 몇 개가 뿌연 구름에 떠다니는 느낌만 남을 뿐이다. 분량이 적은 책은 그나마 나은데,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 700페이지를 넘어가게 되면 정말 난감하다. 다 읽고 나서 뿌듯함을 느끼는 게 아니라, 꽤 심한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초서독서법이라는 책을 샀다. 논어 느낌이 나는 표지, 진지한 궁서체, 이 책은 나에게 훈장님 회초리 같은 충격요법으로 나를 독서에 눈뜨게 해 줄 것 같았다.
마음이 너무 급해서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나에게 길을 열어줄 책이라는 생각에 집중해서 읽었다. 그런데 이 허무함은 뭘까? 주식투자의 방법에 대해 가르쳐 준다고 해서 갔더니, 주식투자의 좋은 점,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만 듣고 온 느낌이랄까?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가르쳐 줬으면 좋겠는데... 너무 고수들의 책을 읽은 건가? 나로서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는 것은 깨우쳤는데, 가는 길이 너무 힘들다.
두 번 더 읽어보고 다시 써야겠다.
후기..
그런데, 책 읽고 나서부터 초서를 시작했다. 맞는 방법인지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 중요한 부분을 쓰고, 단락마다 정리한다. 책 읽는 속도가 느려지긴 했지만, 기억에는 좀 더 남는 것 같다. 중요 내용이 정리돼 있어서 독후감 쓰는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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