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나빠 책을 한 번 읽어서는 머리에 남는 게 없다. 그래서 괜찮은 책은 세 번 이상 읽자고 다짐하는데, 쉽지가 않다. 모르는 내용은 다시 봐도 기억이 안 나고, 아는 내용은 너무 뻔해서 지루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책은 읽은 지 1년 이상 지나서인지, 약간의 친근함과 전혀 새로운 느낌을 동시에 줘서 오히려 몰입하기가 더 쉬웠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의 소감은 글쓰기 쉽구나였다. 화석을 발굴하라는 게 가장 인상에 남았었는데, 소설은 그냥 화석처럼 존재하는 거니까, 잘 발굴만 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읽고 한동안 작가가 되는 꿈에 빠져 있기도 했다. 저런 내용만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내 마음에 드는 내용만 기억을 했었나 보다.
두 번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역시 작가는 타고나야 되는구나였다. 처음 읽었을 때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작가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익숙해져 있었고,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가 뚜렷했으며, 모방도 잘했다. 초등학교 때 잡지를 발간할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겼으며, 고등학교 때도 편집장을 하고, 잡지를 발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문학을 가르쳤다. 고등학교 때 시를 이해할 줄 알았고, 와이프도 시 낭독 모임에서 만났으며, 글 쓰는 재주도 있었다. 결혼해서 애 둘을 낳고 살면서, 어려운 시기가 많이 있었지만, 꾸준하게 글을 써서 출판사로 보냈다. 이 정도면 노력형 천재가 아닌가? 이런 사람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글 쓰는 게 쉽다고 생각하다니... 천재 미술가의 획하나만 그려진 작품을 보고,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고 자랑스럽게 외치는 문외한이랑 뭐가 다를까?
삼국지를 10번 읽어야 된다는 말이 많았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두 번째 읽으니 이 정도만 남는다. 세 번째는 어떤 내용이 남을지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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