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 - 투자자의 눈으로 보면

생각파워 2022. 9. 22. 22:20
 
나무를 심은 사람(양장본 Hardcover)
문명과 환경의 심각한 위기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주고,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이고 가슴 따듯한 소설! 국내 대표적인 삽화가 최수연의 아름다운 컬러 삽화로 다시 펴낸 개정판이다. 이 소설은 ‘희망을 심고 행복을 가꾼’ 한 사람이 메마르고 황폐한 땅에 홀로 수십 년 동안 나무를 심어 황무지를 생명이 살아 숨쉬는 숲으로 바꾸어놓는 이야기로,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원고를 쓴 뒤 20여 년 동안 다듬어 완성한 작품이다. 1953년 처음 발표된 이래 지금까지 25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이토록 짧은 작품이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는 이유는 깊은 문학적 향기와 더불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공기와 물과 땅이 죽어가고 뭇 생명이 고통받는 파멸의 시대에, 생명을 사랑하며 그것을 가꾸는 숭고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현대 문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주는 한 편의 탁월한 ‘우화’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이처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공동의 선(善)을 위해 아무런 대가와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바쳐 일한 한 사람의 고결한 정신과 실천이 이 ‘지구의 모습’을 바꾸어놓고 ‘세상’을 바꾸어놓는 기적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의 마음속에 ‘희망의 나무’를 심어주고, 우리의 메마른 영혼 속에 푸른 떡갈나무를 키워낼 내일의 도토리를 심어준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삽화가인 최수연 작가의 아름다운 컬러 삽화를 넣어 새롭게 펴냈다.
저자
장 지오노
출판
두레
출판일
2018.03.10


한 청년이 순례길을 걷고 있었다. 메마른 땅은 걸음을 디딜 때마다 먼지를 일으켰다. 뙤약볕에 몇 시간을 걸었던 청년은 심한 갈증을 느꼈다. 물병을 쥐어짜 보지만 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때, 저 멀리 언덕 위에 뭔가가 움직였다. 사람인 것 같았다. 물을 얻어먹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가까이 다가와 보니 얼굴이 새카맣게 그을린 노인이었다. 노인은 청년이 다가가도 별다른 반응 없이, 하던 일을 계속했다. 작은 삽으로 땅 위에 구덩이를 만들고, 어깨에 맨 주머니에서 도토리 알을 하나 꺼내 심었다. 그 위에 물을 뿌린 후 몇 발을 건너뛰어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이렇게 가문 날에 도토리 심기라니, 조금 이상해 보이는 노인이었다. 물을 좀 달라는 청년의 요청에 노인은 흔쾌히 응했다. 갈증이 가시자, 궁금증이 몰려왔다.

"왜 이렇게 척박한 땅에 도토리를 심으십니까?"

방금 심은 도토리 자리를 내려다보며 긴 한숨을 쉰 노인이 말했다. 노인에겐 아내와 딸이 있었지만, 모두 잃었다고 했다. 노인이 사는 마을은 시냇물이 흐르는 숲을 가진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어느 순간 시냇물이 마르고, 숲이 사라졌다고 했다. 사람들도 떠나갔다. 아내와 딸을 되살릴 순 없겠지만, 마을은 되살리고 싶다 했다. 그게 자신이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노인은 하루에 100개씩 튼튼한 도토리만을 골라 심는다고 했다. 100개 중 10개, 아니 한두 개만 싹을 틔워 준다면 마을이 되살아나고, 떠났던 사람들도 돌아올 거라고 했다.

청년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노인의 심정은 이해가 되었으나, 쉽사리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메마른 땅에 싹이라니... 청년은 노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길을 나섰다. 노인은 차분하게 계속 도토리를 심어 나갔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왜 되지도 않을 일을 저렇게 열심히 하는지. 청년은 노인이 미련해 보이기까지 했다.

5년 후 전쟁이 발발했고, 청년은 입대를 했다. 열심히 싸웠다. 많아 사람이 죽어나간 전쟁이었지만 청년은 살아남았다.

몇 년 후 청년은 다시 순례길에 올랐다. 청년은 메마른 길을 지나다가, 도토리를 심고 있는 노인을 다시 만났다. 노인은 예전과 다름없이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이었다. 짙어진 백발을 제외하면 달라진 건 없어 보였다. 되지도 않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노인을 보고 있자니, 화가 났다.

"이제 그만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싹을 틔우지 못하지 않습니까?"

노인은 청년을 가만히 지켜보며 미소 지었다. 노인은 청년에게 따라오라고 말했다. 한참을 걸어가니 물소리가 들려왔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있는 숲이 나타났다. 숲에 둘러싸인 마을도 보였다.

"여긴 어디죠?"

10여 년 전 도토리를 심던 자리라고 했다. 나무가 자라자 시냇물이 생겼고, 동식물이 몰려들었다 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돌아왔다고 했다. 노인은 이제 다른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다고 했다. 청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무 심는 사람'이라는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 본 것이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 읽었던 책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꾸준히 노력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교훈을 받았었던 것 같다.

요즘 투자에 집중을 하다 보니, 내용이 다르게 읽힌다. 노인은 장기투자자다. 남들이 보면 답답해 보이는 방법을 수십 년 동안 계속했다. 앞으로도 계속할 거고. 그리고 노인은 정액 투자법을 시행하고 있다. 하루에 100개씩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투자를 진행했다. 장기적으로 정액 투자를 했기 때문에, 평단가는 상당히 낮아졌고, 100%의 확률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꼬리 이론도 있다. 100개 중에 한 두 개만 성공해도 100개를 보완하고도 남는다. 도토리나무 하나에 몇 개의 도토리가 열릴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노인은 확신과 인내심도 가지고 있다. 그걸 가진 사람만이 황무지에 수 십 년 동안 도토리를 심을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이론으로 무장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가치투자자다. 노인의 모습에서 투자 대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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