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앞의 두 가지는 이해가 되는데, 아빠의 무관심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쓸데없이 끼지 말고 빠지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난 집안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의 교육에 엄마만큼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이런 내가 왜 아이들 능력향상에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한지 수긍하게 된 이유를 말해보고 싶다.
아이가 3월이 되면 초등학교에 들어간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학용품부터 시작해서 돌봄 서비스 신청, 학교 적응까지 준비해야 할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건 아이의 영어 학습이었다.
와이프는 영어 수업을 듣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의 영어공부에 대해 회의적인 편이었다. 일단 입학하면 할 것도 많을 건데, 영어는 조금 늦게 시작해도 되지 않냐는 생각이었다.
여기까지는 부부 각자의 의견이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고 틀리다 말할 수 없다. 근데, 와이프가 아이 학원 때문에 주변 엄마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의견교환을 시작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냥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과, 정보를 모으고 다른 사람들과 더 나은방법을 고민해 온 사람 중 누구의 말에 무게를 더 실어야 하겠는가? 와이프라고 항상 좋은 의견만을 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보다 이 문제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걸 알기 때문에, 와이프 의견에 따라서 영어학원 문제를 결정하려고 한다.
나도 예전엔 느낌만으로 어떤 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느낌만으로 어떤 일을 강행하면, 고집이 될 수 있다.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말도, 근거 없는 고집을 부릴 거라면 차라리 무관심한 게 낫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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