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육아일기

내가 탈모치료를 시작하게 된 이유

생각파워 2023. 2. 15. 08:10

사례 1.

허리치료를 위해 갔던, 도수치료 병원에서 도수치료사와의 대화

 

도수치료사 : "아이 키우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 : "그렇죠. 저희 집도 애가 둘인데, 진짜 힘듭니다."

 

도수치료사: "애기가 몇 살인데요?"

 

나: "7살, 4살입니다."

 

도수치료사: "아~ 손자들요?" 

 

나: .....

 

사례 2.

여수 과일 모찌 가게 주인과의 일화

요즘 유행이라는 과일 모찌를 사기 위해 도로 옆 가게로 들어갔다.

 

모찌 주인: "어서 오세요~"

 

나: "모찌 중에 뭐가 제일 잘 나가요?"

 

모찌 주인: "딸기, 샤인머스켓이 잘 나갑니다. 6개 000원, 12개 0000원입니다."

 

나: "6개짜리로 주세요."

 

7살 첫째 딸이 가게로 들어왔다.

 

모찌주인: "아이고 이뻐라~ 할아버지가 맛있는 거 사주시려나 보네"

 

나: .....

 


 

근래 들어 두 번이나 딸들의 할아버지라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들에게 생활 속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에피소드는 차마 꺼낼 수 없었다. 한번 들었을 때는 그 사람 실수였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말을 두 번째 들으니 나 자신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옆머리가 희게 많이 셌는데도 염색 한번 하지 않았다. 겨울에 점퍼를 입으면 똑같은 점퍼를 날이 따뜻해질 때까지 입었다. 귀찮은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 나에게 1년 365일 탈모약 챙겨 먹고 머리에 약을 발라야 한다는 건 생각보다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첫 진료를 하려면 7시에 가서 대기를 해야 한다니...

하지만, 이런 모든 불편함을 상쇄시키고 남을 만큼, 멋있는 아빠가 되고 싶었다. 앞선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있어 줄 시간도 많지 않은데, 있는 동안만이라도 멋있게 있어줘야 되지 않나 싶었다.

 

요즘은 아침마다 약 챙겨 먹고, 저녁에 두피에 약 바르고 자는 게 일상이 됐다. 석 달 정도면 지나면 효과가 보인단다. 이제 3주쯤 됐으니 9주 정도 남았다. 근데, 과연 머리카락만 풍성해지면 오해를 받지 않게 되는 걸까? 혹시 난 아무리 노력해도 7살 아이 아빠로 보이지 않을 만큼 나이 들어 버린 건 아닐까? 탈모치료가 젊음을 되찾아 주길 기원해 본다.

 

 

2023.01.31 - [일상다반사] - 탈모치료의 시작. 창원 참빛의원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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