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육아일기

방과 후 수업 신청 실패

생각파워 2023. 2. 22. 07:42

 

 

 

며칠 전부터 첫째의 방과 후 수업을 짜기 위해, 아내는 밤늦게까지 열심이었다. 대학교 때 시간표 짜는 건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올해 입학하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방과 후 수업을 들으려면 2시 정각에 담당선생님 폰으로 문자를 보내야 했다. 21세기도 한참 지난 이때 이 무슨 밀레니엄 방식이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은 방법이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했다.

 

갑작스러운 회의가 생겼고, 회의를 마치고 왔을 때, 와이프가 방과 후 수업 선생님에게 보낸 메일이 나에게 와 있었다. 잘 가는지 내 번호로 테스트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2시 7분이었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와이프도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일을 처리하고 보니 2시 7분이 돼 버린 거였다. 2시 시작인데, 7분이면 모든 사람이 신청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큰딸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와이프에게 너무 화가 났다. 왜 나에게 미리 안 알려준 거지? 나한테 알려줬으면 내가 기억하고 있었을 거 아냐?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맴돌며, 와이프를 채근하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꾹꾹 눌러 담았다. 화가 났을 때 하는 말들은 나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말이라는 걸, 수많은 사람을 떠나보내고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와이프는 계속 나에게 얘기했었다. 2월 21일 2시에 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시간표 짜는 것에도 무관심했고, 문자 보내는 것도 내 일이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 화를 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고 와이프였다. 방귀 뀐 놈이 성낼 뻔했다.

 

와이프와의 카톡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일단 여유로운 수업들이 좀 있기 때문에 방과 후수업을 못 보내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달마다 수업시간을 바꿀 수 있고, 인기 있는 과목에 대기를 걸어 놓겠다는 얘기도 했다. 내 생각보다 많은 해결책이었다. 내가 와이프에게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었다. 잘 알겠다고 대답했다.

 

어린이집은 어린 아이들을 대하는 곳답게 부모들에게도 아이처럼 세밀하게 알려준다. 그런데 초등학교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정보를 주고 하세요 오세요가 끝이었다. 잘 챙기지 않으면 뭔가 놓치기 십상일 것 같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서 부모도 같이 성장해야 한다는 게 느껴졌다. 실패를 통해 항상 배운다. 앞으론 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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