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보고서 작성해서 보고해!
직장인으로서 제일 무서운 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지? 뭘 해야 하지?
해야 할 건 많은데, 시작할 수가 없다. 머리는 달아오르고, 짜증은 솟구치고, 당장이라도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내게 자주 일어났던 상황이다. 미리 준비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해 왔었기 때문에 당연한 상황이었다. 좀 나은 직장생활을 하고 싶어 기획에 관련된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됐다. 내용 자체는 공무원이나 그와 관계된 공사 직원 등에 특화돼 있다. 그래도 어려운 말 없이 학생을 가르치듯 차근차근 설명을 해 나간다. 상황 설정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어, 좀 낭비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주 구독자가 기획의 하수들이기 때문에 쉽게 썼다는 느낌도 있다. 어쨌든 술~술~ 편하게 읽히는 책이다.
책의 핵심 주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생각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고하라'
이다.
쉬운 말처럼 보일 수 있는데, 보통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상대방보다는 내 생각을 기반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저자도 그런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책 내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강조한다.
책에서는 보고를 총 4단계로 나눈다.
1. 생각 정리하기(기획)
2. 생각 풀어내기(쓰기)
3. 생각 보여주기(편집)
4. 생각 전달하기(말하기)
'보고서'가 아니라 '보고'다. 보고서는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고, 보고는 문서작성 후 그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부분까지를 말한다. 위에서 기획, 쓰기, 편집까지가 보고서 작성이고, 거기에 말하기를 포함하면 보고가 된다.
각각의 단계를 쉽게 하기 위해 저자는 공식 같은 것을 만들어서 제공한다.
생각 정리하기 단계에서는 '생각정리법 5가지'를 제안한다.
생각 풀어내기 단계에서는 '생각풀기법 5가지'를 ABCDE라는 말로 제공한다.
생각 보여주기 단계에서는 '생각편집법 5가지'를 ART라는 콘셉트와 함께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생각 전달하기 단계에서는 '생각전달법 3가지'를 제안한다.
조금 유치해 보일 수도 있겠으나, 어떻게든 쉽게 정리해서 보여주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생각풀기법 ABCED의 경우에 Accurately(정확하게), Briefly(짧게), Creatively(창의적으로), Detailed(구체적으로), Easily(쉽게)라는 말을 쉽게 떠올릴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1. 생각 정리하기(기획)
생각 정리하기 단계에서는 기획서를 어떻게 쓸 것인지 구조를 작성하는 단계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토리다. 상대방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쉽게 가기 위한 5가지의 세부단계가 있다.
1) 왜?라고 질문하기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되는 부분이 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퇴근 전 기획과에서 작년 직원교육이수현황을 빨리 제출해 달라고 말한다. 하수라면 정보를 나열하여 보낸다. 그런데, 고수로 가려면 생각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왜 이 자료를 이렇게 급하게 요청하지? 이 자료를 어디에 쓸려고 하는 거지? 최종 보고받는 사람과 기관은 어디지? 이런 생각들이 보고서가 쓰일 방향을 정하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 전에 이런 생각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 4개의 생각덩어리
기본방향을 정해놓고, 4개의 덩어리로 생각하기에 들어간다. 이 책의 거의 핵심인 것 같다. 4개의 덩어리로 생각하기는 why1, why2, how, what과 같은 질문을 통해 보고서의 내용을 정리하는 단계를 말한다.
먼저 첫 번째 덩어리 why1에는 왜 지금 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가?(시급성) 이 보고서가 왜 중요한가?(중요성)을 따져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검토배경을 만든다.
두 번째 덩어리 why2에서는 지금 현재 상황이 어떤가? 무슨 문제가 있는가? 와 같은 질문을 통해 현황 및 문제점을 도출해 낸다.
세 번째 덩어리 how에서는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해결방안으로 추출하고,
네 번째 덩어리 what에서는 해결방안을 무엇(인력, 자원, 예산 등)으로 추진할 것인가를 고민하여 내용을 생각해 낸다.
이 네 개의 생각덩어리를 거치면 보고서의 기본적인 내용들이 드러나게 된다.
3) 중복과 누락 없애기
당연한 얘기겠지만 보고서에 중복과 누락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말이 쉽지 생각만큼 찾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내용을 추가해서 전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만들어두고 내용을 나누는 방식으로 해야 중복과 누락을 제거할 수 있다. SWOT분석이나 수직적(시간적) 분석 등을 활용한다.
4) 비교해서 좌표 찾기
비교해서 좌표를 찾는다는 건, 어떤 자료에 의미를 찾아주자는 말이다. 예를 들어 올해 청년 취업률 5% 상승이라는 자료가 있을 때, 저 5% 상승이라는 말로는 의미를 찾기 힘들다.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말이다. 그럼 지난 5년간의 청년 취업률과 비교를 해본다. 5년 동안 평균 2% 상승이었다. 기뻐할 만하다. 저자는 여기서 끝내면 하수라 말한다. OECD국가들과 비교해 본다. OECD평균은 10%다. 슬퍼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올해 청년 취업률 5% 상승은 예년과 비교하여 상승했지만, OECD 평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결론이 나오면 해야 하는 일들이 간추려진다. 그리고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두세 번 비교해서 의미를 찾으라는 말이다.
5) 마무리하고 수정하기
업무를 마무리할 땐, 항상 자리를 둘러봐야 한다. 콘센트는 껐는지, 서류는 정리했는지, 자리는 치웠는지. 기획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탈자가 있는지,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항상 찾아보고 수정해야 한다. 그래야 생각 정리를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2. 생각 풀어내기(쓰기)
이번엔 쓰기 단계이다.
쓰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신문 기사처럼 쓰기이다. 기사는 모든 사람이 알아듣기 쉽게 작성하는 것이 기본이다. 저자는 '생각 풀기법 5'를 통해 보고서 하수도 잘 풀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각 풀기법 5는 앞서 얘기한 'ABCDE'로 기억할 수 있다. Accurately(정확하게), Briefly(짧게), Creatively(창의적으로), Detailed(구체적으로), Easily(쉽게)의 첫 글자를 따서 저자가 만들었다.
1) (Accurately) 정확하게 써라
저자는 먼저 오탈자보다 오탈문을 신경 쓰라고 말한다. 글자가 잘못 돼 있는 것은 내용을 알아볼 수 있는데, 잘못된 낱말이나 문장을 적으면 내용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장의 뜻이 정확히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게 맞는지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법에 맞게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어와 서술어의 불일치, 조사의 누락, 내용의 중복, 내용의 불명확하게 적으면, 문법에 맞지 않을뿐더러, 상대가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게 한다. 문법에 맞게 작성해서 이런 오류들을 줄이라는 것이다.
2) (Briefly) 짧게 써라
보고서 문장에서 두 번째 줄에 짧게 붙어 있는 문장을 1.2 문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을 꼬리가 붙었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꼬리를 만들지 말고 한 줄로 표현하라는 것이다. 1.2 문장을 한 줄로 만들 때 자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하는 것은 너무너무 하수의 방법이니 하지 말고, 내용을 적절하게 조정해서 1 문장으로 만들라는 이야기이다. 1.2줄도 문제지만, 1.2페이지도 문제라고 말한다. 문장을 정교하게 다듬어서 1.2줄로 만들면 1.2페이지가 될 수 있는 보고서도 1쪽으로 줄여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메시지가 들어가도록 문장을 작성하고, 문장의 흐름도 두 호흡이 아닌 한 호흡으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3) (Creatively) 창의적으로 써라
정보를 나열만 하지 말고, 보고 받는 사람이 기억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가질 수 있게 창의적으로 작성하라는 의미다. 상대가 궁금해 할 수 있는 내용을 미리 정리하여 작성한다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 과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삼가라고 말한다. 어디서나 오버는 별로 얻을 게 없는 행동인 것 같다.
4) (Detailed) 구체적으로 써라
적당히, 의미 있는 등의 말은 안 쓰는 것이 좋다. 너무 추상화된 말들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잘 못 이해할 소지가 있다. 적어놓고 보면 잘 쓴 보고서로 보이는데, 실제로 읽어보면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적당히'를 조심하자.
5) (Easily) 쉽게 써라
보고서를 보면 평상시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게 쉬운 단어로, 한 호흡으로,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듯이 쓰면, 마지막에 생각을 전달할 때 훨씬 수월하게 보고할 수 있다.
3) 생각 보여주기(편집)
책 내용 정리할게 생각보다 많다. 거의 다 와 가니까 힘내자.
이번에는 글로 쓴 보고서를 편집해서 눈에 잘 보이게, 상대가 더 잘 이해하기 만드는 편집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저자는 ACE원칙을 가지고 편집하라고 말한다. 예술(Art)을 하는 마음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Esteem)을 가지고, 집중(Concentration)을 가지고 편집하라는 의미이다. 저자는 편집을 잘해서 보고서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상대방에게 이해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자, 이제 편집을 잘하려면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지 알아보자.
이번엔 '생각 편집법 5'이다.
1) 마우스를 잡지 말고 자판으로 편집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 고수들은 마우스 없이 자판으로 대부분의 작업을 끝낸다. 마우스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능들은 키보드 만으로도 할 수 있게 설정되어 있다. 한글 편집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기능들이 단축키로 지정이 돼 있기 때문에 단축키만 알고 있다면 마우스보다 빨리 해당 작업을 끝낼 수 있다. 단축키를 자주 사용해서 편집 시간을 줄이자.
그리고 한글의 상용구를 적극 활용하자. 한글의 상용구는 줄임말과 본말을 등록해서 줄임말을 타이핑 후 alt + ins키를 누르면 본말로 바뀌는 기능을 말한다. '고수의 보고법'이라는 말의 줄임말을 '고'라고 등록해 놓고, '고수의 보고법'이라는 말을 쓸 때마다 '고'를 치고 alt + ins키를 누르면 '고수의 보고법'으로 내용이 바뀐다. 특수문자들도 다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빨리 보고서를 편집할 수 있다.
이렇게 빨리 보고서를 편집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는 생각의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3시간 동안 보고서 편집 시간이 주어졌다고 할 때, 보고서를 느리게 편집하는 사람은 편집에만 3시간이 소요되지만, 1시간에 끝낼 수 있는 사람은 2시간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업무를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자판으로 모든 편집을 해결해 보자.
2) 양식의 일관성을 유지
이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설명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카테고리 기준을 1. -> 가 -> 1) -> 가) 순으로 정했다면 이 양식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안 하면 당연히 헷갈릴 수 있으니까, 이건 너무 당연한 거다.
3) 문단을 강조하여 편집
상대방은 한 문단을 기준으로 내용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문단이 잘 보이게 편집하자는 얘기다. 4줄짜리 문단을 그냥 두지 말고, 내용 별로 나누고, 더 길어지면 붙임이나 참고 표시를 이용해서 설명하는 것이다. 중요한 부분을 글자 두께나 색상으로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4) 모양을 꾸미지 말고 의미를..
너무 글자만 적지 말고 그림이나 도표를 적절히 이용하라는 의미다. 당연히 글자보다는 그림이 더 잘 와닿는다. 그림이나 도표를 잘 활용하여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작성하자.
5) 무작정 끝내지 말고 한번 더 읽어보자
이건 나도 잘 안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보고서를 화면에서만 보지 말고, 출력해서 한 번 더 읽어보면 잘못된 부분이나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곳이 보인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읽게 되면 주위가 환기되고 더 눈에 잘 띈다고 한다. 편집 완료 전 출력해서 꼭 읽어보자.
4. 생각 전달하기(말하기)
3번 편집 단계에서 보고서 작성은 끝난다. 이제 이 보고서를 상대방에게 얼마나 잘 보고하느냐만 남았다. 무엇을 고려해 봐야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몇 가지는 나온다. 금요일 오후 5시 50분에 들어가서 보고하는 게 맞을까? 상사가 10분 후 출장을 가는데 보고하러 들어가는 건 맞을까? 다른 큰 일 때문에 정신없는데, 크게 중요하지 않는 보고를 급하게 하려는 게 맞을까? 결국 이것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내가 저자가 된 것 같다. 상대방이 보고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보고를 하러 들어가는 게 맞다. 또, 이후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여기서 보고할 내용을 정확하게 숙지해서 미리 준비해 들어가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그럼 저자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살펴보자. 저자는 '생각 전달법 3'을 이야기한다.
1) 시기에 맞는 타이밍을 잡자(좀 전에 얘기했다)
2) 상황에 맞는 보고 방법을 고르자.
난 보고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저자와 같이 보고를 많이 하는 곳은 하루에도 몇 건씩 보고해야 할 일들이 발생한다. 그 모든 것을 보고서를 작성해서, 대면보고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보고 방식을 나눴다.
대면보고 | 비대면보고 | |
보고서 작성 | 잘하자 | 메일을 이용해서 편지로 주요내용을 정리해서 보낸다 |
보고서 미작성 | 포스트잇을 이용해서 어느 정도 보고의 틀을 마련해서 보고한다 | 전화나 문자로 핵심적인 부분만 전달한다. 짧게라도 보고 메모를 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
이것도 '상대방의 입장에 보고'한다는 생각을 가져보면 당연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을 잘 안 한다는데 있다. 그러니 짧게라도 보고서 형식을 작성하고, 상대가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한 후 보고하자는 것이다.
3) 내용에 맞는 화법을 만들자.
조직에서 공적으로 말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 세 가지의 화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할 때인데, 이 때는 전반적인 흐름을 이야기해야 하므로, 스토리식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가 있으면 기억에 잘 남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내 주장을 설명할 때의 화법인데, 이때는 논설의 3원칙을 이용하여 말한다. 두괄식(주장-근거-사례) 방식으로 설득의 프레임을 만든다. 주장할 때 효과적이라고 한다. 논설의 3원칙 두 번째는 비교해서 말하는 것인데, 이것은 생각 정리하기 4번째 내용인 '비교하여 의미 찾기'와 같다. 올해 청년 취업률이 5% 올랐는데, 이걸로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의미를 찾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논설의 3원칙 세 번째는 묻기 전에 알아서 말하라는 것이다. 이건 논설의 3원칙보다 그냥 사회생활 잘하는 원칙에 들어가도 될 것 같다. 상사가 어떤 지시를 했을 때, 진행 상황을 물어보기 전에 미리 상황을 얘기하는 것이다. 상사는 일을 잘 챙기고 있다는 생각에 나를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볼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이렇게 하고 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
세 번째 화법은 상대의 의견을 거절할 때 '거절의 미학'으로 처리하는 부분이다. 거절에 대한 부분은 심리학 책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해 보인다. 잠시 후 거절하라는 것은 시간을 잠깐 두면 상대가 이 사람이 거절할 것을 알고, 이후 거절을 해도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훌륭한 방법이다.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말한다. 거절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 주면 상대가 고마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시 훌륭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했을 때, 다시 정리해서 한 번 더 확인을 거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삽질할 위험이 줄어든다.
여기까지가 고수의 보고법에서 말하는 보고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다. 내용을 쉽게 풀어놔서 읽다 보면 다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어디 같던가? 그게 어려우니 계속 읽고 실천하는 것이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나도 그리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피카소가 어렸을 때부터 그렸던 작품들을 보여주면 입을 다무는 경우가 많다. 고수는 하나의 명확한 줄을 긋기 위해 수만 번의 노력을 거친 사람이다. 책이 쉽게 느껴진다면 하나의 줄 뒤에 있는 수만 번의 연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아직 나도 책이 쉬워 보인다. 시키는 대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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