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난 딸은 혼자서 한글을 깨우쳤습니다.
TV를 보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책과 함께 할 정도로 책을 좋아했습니다.
한때는 영재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아내에게 이러다 서울대 가는거 아니야라는 농담을 하면서요.
딸에 대해 이상함을 느낀건, 호명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았을 때 부터였습니다.
36개월쯤 됐었겠네요.
흔히 어른들이 얘기하듯이, 애가 그럴수 있다라는 말로 애써 무시하며 넘겼었습니다.
말이 어눌하고, 대화가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꼈을 때,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영유아 검진을 받으면, 다 괜찮다고 해서, 소아 정신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역시나, 크게 문제는 없다는 얘기를 해주네요.
그래도 그냥 둘 수 없어, 언어치료를 시작했습니다. 1년 반정도 했던 것 같네요.
나이가 들어서 인지, 언어치료의 효과 때문인지, 아이가 조금씩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이제 다 괜찮아지겠다 싶어, 언어치료를 끊고, 친구 만들어 주는데 집중했습니다.
내년에 초등학교를 입학하게 돼서, 때마침 좋다는 병원이 있어서 정밀검진을 한번 실시했습니다.
가족 검사도 병행한 검사였습니다.
두달이 넘게 검사를 했는데, ADHD 약물 치료 권유를 받았습니다.
처음 든 느낌은 병명을 알게 돼 기쁘다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잘못 돼 있다는 느낌은 드는데,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속시원히 말해주는 데가 없었거든요.
이제 바닥을 찍은 느낌이랄까요?
아이는 요즘, 부르면 대답도 잘하고, 눈도 잘 마주치고, 책도 잘 읽습니다.
다만, 3살터울인 동생보다 감정표현이 서툴고, 말도 잘 하지 못합니다.
항상 소꿉놀이를 주도하는 건 4살짜리 동생이지요.
아이는 동생과 놀다가, 저희에게 와서 '동생이 OO라고 했어요' 라고 수시로 얘기합니다.
처음에는 고자질을 하는 줄 알고, 그러는거 아니라고 얘기했는데, 오늘 차근차근히 물어보니, 동생이 하는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얘길하네요. 그래서 엄마 아빠한테 오는거라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약물 치료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약은 보통 8세정도부터 먹인다는데, 7세에 먹인다고 큰 문제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부작용이 생기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어쨌든, 아이의 답답함이 느껴지네요. 그 긴 세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 지 감도 안옵니다.
그런 애를 잘 못한다고 야단치기나 하는 나쁜 아빠 였던 걸 반성합니다.
부작용을 조심하면서, 약물치료를 해 보겠습니다.
아이의 더 나아진 모습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글들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참고해 보세요.
https://m.blog.naver.com/imgye1/221837061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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