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첫째의 방과 후 수업을 짜기 위해, 아내는 밤늦게까지 열심이었다. 대학교 때 시간표 짜는 건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올해 입학하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방과 후 수업을 들으려면 2시 정각에 담당선생님 폰으로 문자를 보내야 했다. 21세기도 한참 지난 이때 이 무슨 밀레니엄 방식이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은 방법이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했다. 갑작스러운 회의가 생겼고, 회의를 마치고 왔을 때, 와이프가 방과 후 수업 선생님에게 보낸 메일이 나에게 와 있었다. 잘 가는지 내 번호로 테스트한 것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2시 7분이었다. 내용을 확인해 보니, 와이프도 회사에 급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