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말로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었다. 대화 도중에 딱 떠오르는 말을 탁하고 치면 사람들이 빵 하고 터졌다. 대학 때는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술자리 내내 사람들을 웃겼던 적이 많았다. 다들 나와 함께하는 술자리를 하고 싶어 했고, 나 역시 그런 술자리가 너무 좋았다. 사람들을 웃기는 건 좋았지만, 그런 술자리 후에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일이 생겼다. 일단 말로 사람을 웃기려면 말을 많이 해야 된다. 거기다 적당한 오버와 비하 등이 들어가게 된다. 상대방의 기분이 좋으면 유머가 되겠지만, 안 터지면 역적이 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술이 깨지 않은 상태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어제 일을 복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내 머리를 감싸 쥔다. 어제 오버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