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시절, 밤 10시가 넘어 개그콘서트의 엔딩곡이 울려 퍼지면 우울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 음악은 나에게 내일이 월요일임을 알려주는 자명종 같은 것이었다. 북적이는 출근길, 해야 할 일들, 껄끄러운 일들이 확 몰려들었다. 그 느낌은 정말 병이라 부를만한 것이었다. 오늘 문득 내일이 월요일인데 왜 병이 안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월요병을 느껴본지도 참 오래된 것 같다. 뭘까? 왜 이 병이 씻은 듯이 사라진 걸까? 이유를 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말이 되면 주중에 쌓였던 일들을 시작한다. 청소, 빨래, 설거지... 해야 할 일은 끝도 없다. 그 많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두 딸들과 놀아주는 일이다. 평일엔 아침 9시에 어린이집을 가서, 저녁에 돌아오면 밥을 먹고 잠깐 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