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에 결혼을 했다. 별로 늦은 결혼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결혼 자체에 생각이 없었다. 내 인생에 가정을 꾸리는 게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아내를 만났고, 결혼을 했다. 아내와는 나이 차이가 많았다. 주변에서는 나이차를 들으면 놀라곤 했지만, 내가 워낙에 철이 없었던 터라 아내와의 나이차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결혼 후 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난 아내와의 나이차이를 심하게 느끼진 않는다. 문제가 생긴 건 딸이라는 새로운 지표가 나타나면서부터였다. 40에 결혼해 41살에 딸을 얻었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한 살인 딸과 끝자리 나이가 같다. 처음엔 딸과의 나이차이도 인식하지 못했다. 그냥 옹알거리고 있었으니까. 작년부터 딸이 내 나이를 묻기 시작했다. 답을 하려는 데 뭔가 멈칫하는 느낌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