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핑계로 수시로 욱한다. 생각해보면 그건 사랑해서 하는 게 아니라 아이 때문에 내 기분이 나빠져서 그냥 화를 내는 거다. 그것도 절대 반항할 수 없는 존재에게 미친 듯이. 시간이 지난 후에 후회하고, 눈물을 글썽여봤자 난 그냥 아이들에게 폭력 아빠일 뿐이다. 이제 그 악마의 고리를 좀 벗어나려고 한다. 아이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기대감이 너무 큰 게 아닐까 싶다. 양말을 잘 신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엉망으로 신었을 때. 밥을 깨끗하게 잘 먹을 것 같은데, 먹지 않고 뭉기적 거릴 때. 인사를 제대로 안 할 때. 욱 하고 화가 난다. 아직 어린애다. 이제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작은 아이다. 큰 기대를 하지 마라. 큰 기대를 걸만큼 해준 게 없다. 불같이 화가 난다면, 같이 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