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딸은 갖고 싶거나 먹고 싶은 걸 이야기한다. 포켓몬 카드, 아이스크림, 머리띠, 솜사탕... 끊임이 없다. 하루에 한두 개 정도는 사주는 것 같다. 사 주진 않은 것들은 리스트에 저장된다. 그것들은 우리 부부의 숙제가 되고, 언제든 숙제가 마무리돼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얼마 전 끝낸 가장 큰 숙제는 제주도 여행이었다. 봄에 친구가 갔다 왔다는 얘길 들은 딸은, 그때부터 제주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돈을 좀 모아서 내년에 해외를 가자고 얘길하고 있었던 때라, 안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압박을 이길 수 없어서 2박 3일을 여행했다. 모든 부모가 다 그렇듯, 우리에겐 아이들이 0순위다. 칠십 중반을 넘긴 어머니에겐 아직도 많은 것을 받고 있다. 하루 몇 시간씩 아이들을 돌봐..